고용노동부, ‘장애인 공용의무 불이행’ 명단공표
공공기관 17개소, 민간기업 419개소 포함… 10년 연속 미고용 기업도
“고용 저조한 대기업 대상 고용컨설팅 등 이행지도 강화할 것”

장애인 고용의무를 불이행한 기관·기업이 436개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0년 연속 명단에 오른 기업은 74개소, 일부 기업은 장애인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고용노동부는 장애인 고용률이 현저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고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기관과 기업의 명단을 공표했다. 

명단공표는 장애인 고용률이 저조해 사전예고 됐더라도, 장애인을 고용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공표 대상에서 제외해 궁극적으로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는데 목적을 둔다.

이번 명단공표 대상은 지난해 12월 기준 장애인 고용률이 현저히 저조해 사전 예고된 곳 중에서, 지난달까지 신규채용이나 구인진행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436개소가 최종 공표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79개소 줄어든 수치다.

명단공표 기준은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장애인 고용률이 2.72% 미만이면서 고용 노력이 없는 기관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인 민간기업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장애인 고용률이 1.55% 미만이면서 고용 노력이 없는 기업이다.

2021년~2022년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관·기업 명단공표 현황. ⓒ고용노동부
2021년~2022년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관·기업 명단공표 현황. ⓒ고용노동부

10년 연속 명단공표 기업 74개소… 일부 기업은 장애인 ‘미고용’

이번 명단공표 대상 중 공공기관은 17개소, 민간기업은 419개소로 집계됐다.

대기업집단으로는 삼성(스테코), 지에스(자이에너지운영주식회사, 파르나스호텔, 삼양인터내셔날) 등 17개 집단 23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145개소로 전체 33.2%를 차지했다. 뒤이어 건설업, 도소매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년 연속으로 명단공표에 오른 기업은 74개소에 달했다.

3년 연속 명단공표된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8개소로 △지에스의 자이에너지운영주식회사(0.62%) △삼양인터내셔날(0.98%) △네이버의 엔테크서비스주식회사(0.7%) △금호아시아나의 아시아나IDT(1%) △미래에셋의 미래에셋생명보험(0.89%) △DB의 디비씨에스아이손해사정(0.75%) △하림의 선진(0.81%) △코오롱의 코오롱제약(0.26%)이다. 

장애인을 1명도 고용하지 않아 3년 이상 명단공표 대상에 포함된 기업도 11곳에 달했다. 

이 중 엘코잉크한국지점, 프라다코리아, 한국요꼬가와 전기주식회사 등 3개소는 10년 연속으로 장애인을 단 한 명도 고용하지 않아 명단에 공표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사전예고 대상 394개소, 장애인 고용 ‘개선 노력’

한편, 지난 4월 사전예고 후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의 지속적인 장애인 고용의무 이행지도와 기업의 노력으로, 사전예고 대상 394개소에서 2,160명의 장애인 고용이 증가했다.

175개소에서 공단의 구인공고를 통해 257명의 장애인 근로자를 구인하거나 추진 중이며, 297개소가 통합고용지원서비스를 이용해 사업장 직무분석, 적합직무 발굴 등을 진행했다.  

또한 티몬, 서울의과학연구소, 풀무원푸드앤컬쳐 등 3개 기업은 출자를 통해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을 약속했으며, 27개소는 연계고용 제도 활용을 통해 장애인 고용에 기여했다. 

명단공표를 기점으로 장애인 고용을 대폭 확대한 기업과 공공기관도 주목된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12월 기준 장애인 고용률이 0.08%에 불과했으나, 고용지원서비스를 통해 호텔 웰컴패키지 직무를 신설해 20명을 채용하며 1년 만에 장애인 고용률 3.1%를 달성했다. 

공공기관인 경북대학교병원은 의료인 장애인 채용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 2019년 12월 기준 장애인 고용률이 1.06%에 그쳤으나, 공단과 신규 직무 발굴을 통해 최근 3년간 장애인 64명을 채용했다. 이를 통해 장애인 고용률을 2.31%까지 끌어 올렸다. 

장애인 고용의 모범사례가 다수 제시되면서, 유사동종 업종에서 대조를 이루는 기업들도 있었다.

금융업종에서는 중소기업은행이 장애인적합직무 채용, 시험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장애인 채용을 늘렸으며, ESG경영을 지원하는데 적극 동참해 장애인 고용률 3.55%를 달성했다.

반면, 한국씨티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은 0.62%로 저조할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이행노력도 하지 않아 10년 연속으로 명단공표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교육업종에서는 이전에 10년 연속 명단공표 대상이었던 연세대학교가 고용증진협약을 체결하고, 5명을 신규 채용해 이번 명단공표에서 제외됐으나 동국대학교(1.06%), 일송학원(0.59%)은 10년 연속 명단공표 대상 기업으로 공표됐다. 

고용노동부 하형소 통합고용정책국장은 “명단공표는 단지 의무고용을 위반했기 때문이 아닌, 장애인 고용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경우 대상이 된다.”며 “내년부터 공공부문의 장애인 고용에 선도적인 역할 제고를 위해 공공부문의 명단공표 기준율이 강화되며, 고용이 저조한 대기업에 대해 고용컨설팅을 집중하는 등 이행지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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