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방식 두고 이견… 전장연 ‘단독 면담’, 서울시 ‘합동 면담’ 고수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무엇부터 풀어나갈지 함께 대화하자”

지난 18일 혜화역 승강장에서 열린 서울시의 면담 참여 제안에 대한 입장 발표 현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오세훈 서울시장에 진정성 있는 면담을 재차 촉구했다.

18일 전장연은 혜화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대화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 2일 전장연은 삼각지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입법 쟁취를 위한 ‘지하철 행동’을 재개했다. 장애인권리예산 반영과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외치며 정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것.

서울시는 오 시장의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경 대응에 나섰고, 전장연은 ‘2023 지하철 선전전 방향’을 발표하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지난 4일 전장연은 서울교통공사와 면담을 갖고, 냉각기를 갖자는 서울교통공사의 제안을 수용하며 오 시장과의 면담 논의가 본격화됐다.

전장연은 오 시장에게 ▲리프트 추락 참사로 세상을 떠난 이들에 대한 사과 표명 ▲지난 2004년, 2022년 전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약속을 미이행한 것에 대한 사과 표명 ▲법원의 조정안 수용 등에 대한 의제로 ‘단독 면담’을 제안했다. 또한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기획재정부(과장급 이상)의 배석을 요구해 왔다.

면담 방식과 일정을 두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전장연은 5차례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비공개 방식에는 합의했으나, 서울시는 다른 장애인단체와의 합동 면담을 고수하며 실제 합의점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전장연 측에 오는 19일 장애인단체 비공개 합동 면담을 최종 요청했고, “전장연의 요구사항 중 탈시설 관련 예산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고, 전체 장애인 의견 수렴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단체들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며 합동 면담의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면담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전장연 측은 오는 20일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 재개를 예고한 상황이다.

면담 추진 사항과 입장을 설명하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면담 추진 사항과 입장을 설명하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 “서울시, 면담 의제 흐리고 있어”… 단독 면담 ‘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22년을 외쳐도 시민으로 살아갈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던 현실에서, 무엇부터 다시 풀어나가야 하는지 면담을 통해 함께 대화할 것을 촉구한다.”며 단독 면담을 재차 촉구했다.

더불어 서울시가 면담 의제를 흐리면서 단독 면담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서울시가 이야기하듯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써 뜻이 있다면, 면담을 통해 풀어갈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다.”며 “이 과정에서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기획재정부의 참석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것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당초 면담 의제는 법원의 조정안 수용 여부와 엘리베이터 100% 설치가 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사과였는데, 어느새 의제는 사라지고 탈시설과 관련해 단체들의 의견이 다르다며 공동 면담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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