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려… 다채로운 연주곡 선보여

툴뮤직 소속 왼손 피아니스트 이훈의 독주회가 지난 21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개최됐다.

이훈은 선화예술고등학교 재학 중 독일로 건너가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뤼베크 국립음대, 네덜란드 Utrecht 국립예술대에서 학업을 이어갔으며, 이탈리아 Le muse 콩쿨, Terme AMA Calabria 콩쿨 Diploma 수상 등을 거치며 촉망받는 연주자의 길을 걸었다.

이후 2012년 미국 신시내티 음대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하던 중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쓰러져 왼쪽 뇌의 60%가 손상, 오른쪽 반신 마비와 언어 장애가 함께 오게 됐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연주 활동을 이어갔고, 이러한 의지와 노력을 알게 된 신시내티대는 이례적으로 그에게 미국에서 7번의 연주회를 마치면 박사 학위를 수여하겠다는 제안을 해왔다. 수많은 시간을 노력한 그는 결국 조건을 달성해 2017년 영광의 박사 학위(DMA)를 받게 됐다.

ⓒ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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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에서는 알렉산드르 스크랴빈, 카미유 생상스, 가오핑, 레오폴드 고도프스키 등의 다채로운 피아노 연주곡을 선보였다.

특히,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방귀희 회장을 비롯한 장애예술인 관계자들이 이훈의 연주를 감상하기 위해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을 찾았다. 마지막 앙코르곡인 피아니스트 앨버트 헤이 맬럿이 작곡한 ‘주기도문’이 끝난 뒤 긴 여운이 남는 감동적인 연주에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이번 독주회에 참석한 방귀희 회장은 “한 손으로 피아노 연주를 한다는 것은 1인 2역을 하는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어려운 작업.”이라며 “더 신기한 것은 그가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연주가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그 순간부터 관객들은 숨죽여 감상하기 때문.”이라고 감상평을 전했다.

시각장애인 당사자이자 피아니스트인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자신의 장애를 정체성으로 수용함을 넘어 예술로 자연스럽게 승화해, 많은 청중이 이훈 피아니스트만이 가진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멋지게 해내고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열정적이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기대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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