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성명] 시각장애인의 영상물 접근권 향상 기대 

- 저작권법 본회의 통과 적극 환영 -

지난 18일, 김예지 의원(‘21.10.12.)과 임오경 의원(’22.11.4)이 각각 대표 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이 위원회 대안으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최근 저작물의 소비가 영상매체로 변화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시각장애인 등을 위해 복제·배포 또는 전송할 수 있는 저작물의 범위를 “어문저작물”에서 영상저작물을 포함하는 “저작물 등”으로 확대, 시각장애인 등에게 제공하는 방식에 공연 또는 공중송신 추가, 장애인과 그의 보호자 등도 개인적 이용에 관해 대체자료로 변환·복제 가능한 예외 규정을 신설 한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미디어 콘텐츠 시장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기사를 심심찮게 들었을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2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이하‘OTT')이용률은 72.0%로 전년(69.5%) 대비 2.5%p 증가하였다. TV 수상기를 통한 OTT 이용률은 16.2%로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사용하는 기기는 대부분 스마트폰(89.1%)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모두가 길을 걸어 다니며 언제 어디서나 미디어 영상을 소비하는 것이 트렌드이다.

또한 서울문화재단에서 발표한 「2023 서울시민 문화향유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코로나 등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크게 위축되었던 대중공연(16.3%), 음악공연(13.7%), 연극공연(10.8%)을 온라인 전환 콘텐츠로 경험했다는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오프라인 공연을 넘어서 랜선 시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넘쳐나는 미디어 정보와 시각장애인 정보접근 소외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는 것이다.

이번에 통과된 저작권법 개정안은 시각장애인에게는 단비와도 같다. 현재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등 영상물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원저작자의 동의를 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으로, 장애인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정보 격차․소외 문제는 우리 사회에 아직도 많이 남아 있고, 시대가 변하면서 새롭게 발생하기도 한다. 이제는 평등을 바라보며 하나씩 마침표를 찍어 나가야 할 때다. 이번 법안은 시각장애인들이 영상물 접근권을 주장한 지 30여 년만에 개정된 것으로, 그동안 저작권법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를 해소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우리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미디어 영상물을 포함하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에 대해 계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어 왔던 단체로서, 개정안 본회의 통과 소식에 감회가 깊다. 시각장애인 정보접근권 향상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 주신 김예지, 임오경 두 분 의원님을 비롯한 국회에 감사를 전한다. 

이제 사과나무에 열매가 열렸으니 그 사과를 사람들에게 줘야 사과나무로서의 가치가 있다. 누구나 그렇듯, 탐스럽고 예쁜 사과를 시각장애인이 손에 쥘 수 있도록 각 관계기관은 법 실효성 강화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이라 기대한다.

2023년 7월 19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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