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좌석 선택, 결제 후 발권하기 등 불가능하기도
“정보 취약계층을 위해 모바일앱 접근성 준수해야”

이동·교통시설 모바일앱에 대해, 시각장애인의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산하 한국디지털접근성진흥원은 KTX, SRT,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고속버스 티머니 총 5가지의 이동·교통시설 모바일앱(iOS)을 대상으로 ‘시각장애인 접근성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일상생활에서 시각장애인들이 모바일앱 접근에 어려움을 느끼는 주요 이동·교통시설 모바일앱을 대상으로 사용자 평가를 실시했다. 

모바일앱의 주요 서비스인 회원가입과 로그인, 승차권 조회, 좌석 선택, 결제 후 발권하기, 공지사항 확인 등 5개의 기능을 선정해 ‘모바일앱 접근성 지침’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조사 결과, 5개 기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이동·교통시설 모바일앱은 단 한 개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KTX는 전체메뉴 활성화 이후 펼쳐진 메뉴 영역에 초점이 곧장 진입되지 않아 이용이 불편했고, 화면낭독프로그램 활성화 상태에서 로그인 버튼에 접근할 수 없어 로그인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다. 

좌석 선택 화면에서 A·B·C·D 각 열 중 창측 좌석이 어디인지를 알 수 없고, 좌석을 선택한 다음 다른 좌석을 선택하면 아무런 알림 정보도 제공되지 않아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어 이용이 불편했다.

SRT의 경우 화면낭독프로그램 활성화 상태에서 초점이 갇혀 앱을 이용하지 못하는 현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했고, 좌석을 선택하더라도 목록에서는 선택 정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확인을 위해서 화면 최하단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좌석 선택화면 진입 후 순차 탐색하는 경우 의미를 알 수 없는 텍스트 정보만 인식돼 이용에 혼란을 줬다.

순차 탐색이 아닌 임의 탐색을 진행하는 경우에만 본문 영역으로 진입이 가능한데,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으로는 먹통이 되기 때문에 다소 이용이 불편했다. 

결제를 위해 입력해야 하는 입력 서식이 다수 있는데 과도한 음성 안내가 제공되고 있으며, ‘선택됨’과 같은 중요한 상태 정보가 마지막에 제공돼 이용에 불편함이 있었다.

결제 수단을 선택하는 버튼들도 모두 ‘토글’로 인식되는데, 실제 기능과 달라 기능 정보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달력에서 날짜를 선택할 때 초점이 선택했던 날짜의 위치에 머물러 있지 않고, 달력 내 임의의 날짜로 이동돼 정상적으로 선택이 완료됐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화면낭독프로그램에서 실제 좌석 정보와 상이하게 음성 정보를 제공해 원하는 좌석을 선택하기 어려웠으며, 좌석 배치도에서 스마티움, 반려동물 지정 좌석 등 특수한 유형의 좌석에 대한 정보가 인식되지 않아 이용이 불편했다.

고속버스 티머니의 경우 앱 전반적으로 대체 텍스트가 인식되지 않았고, 메뉴 등 다수 버튼에 대해 버튼 명이 제공되지 않으며 기능이 있는 콘텐츠임을 알 수 있는 정보도 대다수 누락돼 있었다. 

다수의 버튼에 초점이 적용되지 않아 정상적인 이용이 불가하고, 결제 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텍스트로만 인식돼 기능이 있는 콘텐츠임을 알기 어려웠다. 

카드사 선택, 유효기간 선택 시 화면에 보여 지는 레이어 영역으로 초점이 곧장 이동되지 않아 이용이 불편하고, 카드번호 입력 시 보안 키패드가 적용되어 있는데 버튼명이 인식되지 않아 원하는 숫자를 입력하기 어려워서 이용이 불편했다.

이번 조사에 대해 한국디지털접근성진흥원은 “실생활에서 필수적인 교통수단을 쉽게 예매하고 취소할 수 있게 만든 모바일앱의 접근성 미비로, 시각장애인 등 정보 소외계층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교통시설 모바일앱에 대한 장애인 차별금지법 시행령이 이미 적용되고 있으나, 사이버 공간에서의 소리 없는 차별은 여전히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 

실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통기관들은 시각장애인 등 정보 취약계층에 또 다른 희망 고문이 되지 않도록 모바일앱 접근성을 준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정부는 안정적 제도 시행, 관련 법령 적용에 혼선이 없도록 정기적 모니터링을 통해 제도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민간 부문에 대한 정책지원 방안도 지속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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