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볼 금메달을 따낸 황동기 선수(오른쪽)와 임천규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론볼 금메달을 따낸 황동기 선수(오른쪽)와 임천규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론볼 국가대표 황동기(스포츠등급 B6·전남장애인론볼연맹)와 임천규(스포츠등급 B6·부산장애인론볼연맹)가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수확했다.

황동기는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원후이 스쿨 론볼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론볼 남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쉬융강을 13대11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치른 준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대표팀 동료 임천규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황동기는 자신의 첫 장애인아시안게임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잔디 위의 컬링이라고도 불리는 론볼은 폭 약 5m, 길이 약 40m의 ‘링크’에서 지름 약 12㎝, 무게 약 1.5㎏의 공을 굴려 흰색 잭(표적구·jack·지름 약 6㎝)에 상대보다 가깝게 붙인 공의 개수가 그대로 점수로 이어지는 스포츠다.

한 쪽은 상대적으로 무겁고, 한 쪽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제작된, 구의 위아래에서 힘을 가한 듯 살짝 납작한 모양을 한 공은 전방으로 진행하는 힘이 떨어질 때쯤 무게중심에 따른 회전력의 영향이 강해지면서 점점 경로가 휘어지며 굴러간다. 

경기 제한 시간인 2시간 15분이 다 되거나, 한 선수가 21점을 먼저 내면 경기가 종료된다.

코인 토스로 잭을 먼저 굴려 선공으로 결승 경기를 시작한 황동기는 예선 조별리그에서 임천규를 꺾고 F조 1위에 올라 준결승을 거쳐 결승으로 올라온 쉬융강을 상대로 경기를 리드하기 시작했다.

황동기가 앞서 나가면 쉬융강이 곧바로 1점~2점차 내로 추격하는 바람에 결승 경기는 긴장의 연속이었으나 황동기는 끝내 쉬융강에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정상에 섰다. 

론볼 경기에 나선 황동기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론볼 경기에 나선 황동기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임천규는 남자 단식 동메달결정전에서 홍콩의 비츠양을 18대9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천규는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인도네시아 대회에서 남자 단식 2연패를 달성했던 한국 론볼의 간판이다. 이날 앞서 치른 준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황동기에 무릎을 꿇어 3연패 도전을 멈춘 임천규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해 자신의 첫 장애인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천규는 3엔드까지 7대0으로 크게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고, 9엔드에서 10대7로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11엔드~15엔드 연속 득점으로 승기를 굳히기 시작했다.

2연패를 달성한 론볼 최강자답게 압도적인 실력차를 보여준 임천규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편, 이날의 백미는 금메달리스트 황동기와 동메달리스트 임천규가 치열하게 맞붙은 준결승전이었다.

황동기와 임천규는 각각 조별리그에서 E조 1위와 F조 2위를 기록해 4강에서 만나 한 치의 양보 없는 한 판 승부를 벌였다.

자신에게 유리한 위치로 잭을 위치시키고 먼저 공을 굴릴 수 있는 론볼 특성상 선공이 유리한데, 두 선수의 경기는 후공자가 득점하고 연속 득점이 좀처럼 나오지 않으면서 시소게임 양상으로 흘러갔다.

14엔드까지 11대11로 균형을 유지한 둘은 황동기가 15엔드에서 3득점으로 점수 차를 벌렸지만 임천규가 16엔드에서 4득점으로 응수해 역전에 성공했다.

2시간 15분의 경기 시간이 모두 흐른 18엔드. 16대18로 뒤지던 황동기는 헤드(잭과 공이 놓여 있는 상황)를 살핀 뒤 마지막 공을 손에서 떠나보냈고, 2점을 올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엔드였던 19엔드에서 황동기가 추가로 3점을 얻어 피 말리는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고, 두 선수는 악수를 나누며 금메달 결정전과 동메달 결정전에 나설 서로를 격려했다.

[항저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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