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프리 정책 추진 선언… 정부·지자체·기업 등 30여 곳 참여 약속
접근권 보장 위한 추진 과제 논의… “접근권 법률 통합 필요”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7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정우택 국회부의장, 착한기술융합사회와 함께 ‘모두를 위한 배리어프리 추진 선포식·토론회’를 개최했다.

‘모두를 위한 배리어프리’는 이동과 물리적 접근에서부터 모바일·웹 등의 정보접근, 사회, 문화적 접근권 등을 포괄한다.

특히 장애와 나이, 성별 등에 차별 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사회와 경제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자 장애인 등 한 시민이 사회에 온전히 참여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이날 선포식은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시민의 일상생활 편의와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해 착한기술융합사회, 국회·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기업 등 30여 곳과 함께 진행됐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주최한 가운데 열린 선포식에는 김상훈·김용판 국회의원, 한국장애인재활협회 김인규 회장, 착한기술융합사회 김수한 이사장과 SPC, BGF리테일, KT, KB금융그룹, 탐앤탐스주식회사, 오윈, 함께걷는 미디어랩, 대원테크놀러지, 착한기술 등이 참여하며 뜻을 모아줬다. 

이날 선포된 선언문은 모두를 위한 배리어프리가 국민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일상생활에서 장애인을 포함한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 정책 마련, 연구·기술개발과 보급 등을 촉진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골자로 한다.

무엇보다 이 선언문은 단순한 선포에 그치지 않고, 법률 개선과 연구·기술개발 등 후속 활동까지 약속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토론회에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조성민 사무총장이 좌장으로 나선 가운데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이용석 정책실장 ▲장애인법연구소 박진용 소장 ▲한국수어통역사협회 박정근 회장 ▲소소한소통 백정연 대표이사가 토론자로 참여해 물리적 접근성, 정보접근성 등의 현황과 개선 방향을 다루는 한편, 장애인 접근권 보장을 위한 법률 개정 과제를 토론했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이용석 정책실장은 국내 장애인 접근권 관련 법 체계의 현실을 짚으며 UN장애인권리협약 제9조 접근성을 비교 분석하는 한편, 국내 전체 등록 건축물 수 대비 약 2% 남짓에 불과한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을 꼬집었다.

이용석 정책실장은 “일본의 배리어프리법, 유럽연합의 접근가능EU센터와 같이 우리나라도 국내 일상 속 배리어프리 실현을 위해 UN장애인권리협약에 기반 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애인법연구소 박진용 소장은 배리어프리(BF) 인증제도의 문제점으로 재난 상황 시 장애인 대피 동선을 고려하지 않는 점과 당사자의 체감도가 낮은 점을 언급하며 “재난 상황을 포함한 모든 상황에서의 이동과 접근의 자유를 실효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법률에 산재돼 있는 접근권 규범을 하나의 법률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며 가칭 ‘장애인등 접근권 보장에 관한 법률’을 제안했다.

한국수어통역사협회 박정근 회장은 언어 또한 접근권 중 하나로 볼 수 있으나, 한국수화언어법을 제정했음에도 여전히 수어통역 지원 비용을 농인 등의 개인에게 부담하게 하는 등 의사소통에서의 접근권 지원 미비를 언급했다.

박정근 회장은 “민간영역에서의 수어통역 지원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수어통역 비용에 대한 세금감면과 소득공제, 혹은 바우처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며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권 확보 방안으로 쉬운 정보를 이야기한 소소한 소통 백정연 대표는 “발달장애인을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알려줘야 한다.”며 정보접근 보장을 통한 발달장애인의 선택과 자기결정을 피력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김인규 협회장은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이동, 통신, 웹 등에서의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을 했으나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협회는 앞으로 착한기술융합사회와 함께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시민들의 접근권 보장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갈 예정으로 정부와 기업, 시민들의 많은 지지와 응원 바란다.”고 밝혔다.

행사를 공동주관한 착한기술융합사회 김수한 이사장은 “모두를 위한 배리어프리는 우리 모두 어느 순간 장애인 또는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자각에서 출발한다.”며 “접근권 보장을 통해 시민 누구든지 자유롭게 사회참여를 하고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동등하게 누린다면 장애인, 비장애인 간 구분은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밝히며 모두를 위한 배리어프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착한기술융합사회는 지난달 12일 업무협약을 맺고 장애인을 포함한 모두에게 유익하고 접근 가능한 기술을 개발·확산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이번 선포식과 토론회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협업을 통해 장애인 등 모든 시민이 배제·분리되지 않고 안전하게 소비할 권리를 보장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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