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차별철폐연대공동투쟁단 투쟁 결의문

우리는 장애인의 날을 거부한다.

4월 20일, 오늘 하루의 휘황찬란한 잔치로 1년 364일 동안의 무권리 상태를 은폐하려는 기만적인 작태를 거부한다. 불쌍한 장애인을 돕자는 동정과 시혜의 가증스런 눈물을 거부한다. 처절한 생존의 투쟁을 벌이고 있는 대다수 장애인들의 현실을 은폐하려는 장애극복이라는 신화를 거부한다.

장애인이 원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이며, 우리 모두가 차별 없이 평등하게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보장이다.

2012년 4월 20일에도 정부는 소위 ‘장애인의 날’을 떠들고 잔치준비로 분주하다.
올해도 저들은 하루의 잔치로 장애인의 현실을 은폐하고, 장애극복의 영웅담으로 사회구조를 은폐하고, 또다시 동정과 시혜의 눈물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차별의 이데올로기와 억압의 시스템은 이미 썩어서 악취를 풍기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 그 어떤 거짓으로도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투쟁을 가로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썩어빠진 차별의 이데올로기를 끝장내고자 한다.
장애인에 몸뚱이에 점수를 매겨 복지제도의 진입을 제한하는 장애등급제를 깨부술 것이다. 장애인이 자신의 몸에 매겨진 등급의 낙인을 깨부술 때에야 비로소 장애라는 것이 개인의 신체기능 문제가 아닌 사회적 관계의 문제임이 분명해질 것이다. 바로 이것이 저들이 그토록 은폐하고 싶어 하는 진실인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장애인과 모든 민중에게 재앙이었다.
지난 4년간 장애인이 목숨을 건 투쟁으로 만들어놓은 모든 성과들이 후퇴하고, 예산이 잘려나갔다. 장애인연금법과 활동지원법은 장애인을 기만하는 사기극으로 판명이 났고, 법으로 정해진 저상버스 도입과 특수교사 충원은 오히려 후퇴되었다.
썩어서 악취를 풍기고 있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는 오히려 더욱 규제가 강화되어, 피해자들의 억울한 죽음과 하소연이 넘쳐나고 있다.

우리는 억압의 사슬을 끊어버리고자 한다.
장애인을 가족의 부양대상으로만 살도록 강요하는 부양의무제를 깨부술 것이다. 장애인은 떠받들어야할 신도 아니고, 타인에게 자신의 인생을 내맡기는 존재도 아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도 장애를 갖지 않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인생을 살 권리가 있음을 선언하고, 투쟁으로 권리를 되찾을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억압은 인간에 대한 차별과 억압과 불평등이며, 장애해방은 전체 민중해방의 다른 이름이다.
장애인이동권 투쟁으로 변화하고 있는 거리의 모습을 보라. 이제 거리는 노약자와 임산부와 어린아이들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다니는 차별 없는 거리가 되고 있다.
장애인교육권 투쟁으로 변화할 학교의 모습, 장애인노동권 투쟁으로 변화할 노동현장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인간이 인간화되는 과정으로서의 교육, 인간이 인간화되는 과정으로서의 노동, 우리는 이것을 장애해방이라고 부른다.

모든 차별과 억압에 저항하고 투쟁하자.
장애인을 보이지 않는 감옥 안으로 몰아넣는 모든 제도적 장벽을 깨부수고, 장애인이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되찾아 올 그날까지 우리의 투쟁은 중단 없이 계속될 것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2012년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을 맞이하여 다음과 같이 투쟁을 결의한다.

하나, 차별의 장벽 장애등급제를 폐지하라!
하나, 억압의 사슬 부양의무제를 폐지하라!
하나, 복지의 사각지대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라!

장애인차별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2012년 4월 20일
420장애인차별철폐연대공동투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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