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고속버스터미널 점거농성… 세계장애인의 날 하루 앞둔 한국사회의 장애인 이동권 실태

▲ 전국에 모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장애인이 미리 구매해 놓은 버스표를 들고 집으로 가기 위해 부산, 마산, 창원, 울산 진주, 대구행 버스 탑승을 시도했으나 끝내 탑승하지 못했다.
▲ 전국에 모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장애인이 미리 구매해 놓은 버스표를 들고 집으로 가기 위해 부산, 마산, 창원, 울산 진주, 대구행 버스 탑승을 시도했으나 끝내 탑승하지 못했다.
2일 세계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두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등 장애계단체의 고속버스터미널 점거농성은 계속됐다.

영하의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열린 장애인 시외이동권 확보를 위한 기자회견 ‘멈추시오! 여기 표가 있소이다!’의 열기는 밤을 지나 2일까지 이어졌다.

장애인들은 단 한 대의 고속버스조차 장애인 편의시설 돼 있지 않는 사실에 분노하며 기필코 장애인 이동권을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전장연 지역 회원 장애인들과 장애계단체가 모여 시외·고속버스에 저상버스와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할 것을 촉구했다.

전장연 박명애 공동대표는 “우리가 추위 속에도 강남터미널까지 온 이유는 장애인도 버스를 탈 권리가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며 “오늘 꼭 버스를 타고 우리의 고향으로 가자.”고 의지를 다졌다.

노년유니온 김병국 부위원장은 “다 같은 인간인데 왜 장애인만 차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비장애인들도 언제 장애인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모두들 위해 이제 장애인도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김갑수 집행위원장은 “모든 사람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가 있다. 장애인도 국민으로서 권리가 있는데 아직도 고속버스에는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전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오후 4시부터는 장애인들이 본격적으로 버스타기 농성에 들어갔다.

전국에 모인 전장연 소속 장애인들은 미리 구매해 놓은 버스표를 들고 각 지역별로 나눠 집으로 가기 위한 버스 탑승을 시도했다.

이들이 탑승을 시도한 버스는 4시에 출발하는 부산행과 함께 마산, 창원, 울산 진주, 대구행이었다. 이어 구미, 영천, 대전. 세종시 등의 점거를 시도했다.

하지만 버스운송업체쪽은 버스를  승차장이 아닌 승차장 뒤쪽 주차장에 버스를 세웠고, 비장애인 승객들만을 태운 채 출발했다.

이에 장애계단체는 ‘고향에 가야 한다’며 버스를 타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했지만, 경찰들이 막아서면서 마찰을 빚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장애인들은 더 이상 주차장 쪽으로 나오지 말라. 그리고 더 이상 경찰을 밀면 공무집행 방해다. 다시 승차장으로 들어가 장애인 권리찾기 행동을 해라.”고 방송했다.

장애계단체는 “우리는 버스를 타기위해 버스표를 구입했다. 구입한 버스표가 있는데 왜 우리 장애인들은 버스를 타고 고향에 못 가느냐.”며 “우리도 버스를 타게 해달라.”고 반박했다.

급기야 경찰은 “지금 집회는 폭력집회로 자진해산 해라.”라며 경고했고, 대치는 일단락 됐다. 이후 장애계단체는 승차장과 대합실로 돌아와 다시 버스에 승차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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