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경찰서 경비과장 ‘장애인 비하’ 막말 파문
종로경찰서 경비과장 ‘장애인 비하’ 막말 파문
  • 김지환 기자
  • 승인 2015.04.21 16: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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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공투단 결의대회서 “오늘은 장애인의 생일과 같은 날… 저것” 등 발언


 

▲ 420공투단은 21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종로경찰서 경비과장 등에 대한 차별 진정 기자회견을 가졌다.
▲ 420공투단은 21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종로경찰서 경비과장 등에 대한 차별 진정 기자회견을 가졌다.
“경찰관 여러분 오늘 장애인들의 생일이라고 할 수 있는 장애인의 날입니다 .경찰관 여러분 절대로 흥분하지 마시고 차분하게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경찰관도 고하를 막론하고 장애인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20일 서울시 종로경찰서 이규환 경비과장은 420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이 장애인 인권 증진 집회를 위해 보신각으로 집결하는 과정에서 의경과 대치하자, 의무경찰들에게 방송으로 위와 같은 발언을 했다.

이날 서울종로경찰서 경비과 계장은 장애인을 ‘저것’이라고 부르고, 반말을 일삼는 등의 모욕적인 행동을 일삼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21일 서울지방경찰청 구은수 청장은 사과문을 통해 이규환 경비과장을 인사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경찰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문제가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으로 경찰의 장애인 비하 발언 등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20공투단은 21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앞에서 지난 20일 집회 과정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종로경찰서 경비과장 등에 대한 차별 진정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참가자들은 이번 이규환 경비과장의 발언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경찰 전체의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인권위의 구체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은 이규환 경비과장의 발언에 대해서 “장애인의 90%는 중도에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발언을 장애인 앞에서 경찰들을 타이름으로써 장애인들을 전시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사태는 경비과장의 인사조치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전동휠체어의 충전지를 탈착하는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언어비하 및 폭력 행위가 경찰내부에서 지침으로 내려오는 것은 아닌지 인권위가 적극적으로 조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종로경찰서 경비과 계장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활동가가 이와 관련된 진정서를 제출하기 위해 인권위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 종로경찰서 경비과 계장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활동가가 이와 관련된 진정서를 제출하기 위해 인권위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종로경찰서 경비과 계장에게 반말 등 모욕적인 발언을 직접 들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활동가는 “집회가 시작되기 전 경찰들과의 마찰로 보신각 앞 횡단보도를 점거하자, 마스크를 쓴 경비과 계장이 ‘아가씨, 왜 이러고 있어. 아가씨가 여기 있으면 시민들이 불편하잖아’라고 반말했다.”고 질타했다.

문 활동가에 따르면 그 후 계속 대치상황이 이어지자 경비과 계장은 주변의 의무경찰들에게 “뭣들 하고 있어. 다섯 명이면 저거 들어낼 수 있어.”라며 문 활동가를 ‘저것’이라고 칭했다. 문 활동가가 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알았어, 사과할게.”라는 말이었다.

문 활동가는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에게 이러한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들어야 하는가.”라며 분개했다.

한편, 막말 파문 뒤 장애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장애인의 날은 생일과 같다’는 발언에 대해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었고, 장애인의 날임을 감안해 불법행위가 다소 있더라도 곧바로 체포하는 등 강력대응을 하지 말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경찰부대원들도 언제든지 장애를 입을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장애인과 같은 가족의 심정으로 장애인 측 입장을 이해하며 차분히 대비하자는 취지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상처를 입은 장애인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 향후 언행에 더욱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420공투단은 이번 사건은 개인의 문제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하며, 종로경찰서 서장·경비과장·경비과 계장의 장애인 차별에 대한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