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아인협회, ‘6.3 농아인의 날 기념, 제19회 전국농아인대회’ 개최

▲ 지난 3일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6.3 농아인의 날 기념, 제19회 전국농아인대회’를 열렸다.
▲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6.3 농아인의 날 기념, 제19회 전국농아인대회’를 열렸다.

한국농아인협회가 창립 69주년을 맞아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6.3 농아인의 날 기념, 제19회 전국농아인대회’를 열었다.

한국농아인협회는 6월 3일을 농아인의 날로 정해 청각장애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더불어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올바른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매년 전국농아인대회를 열고 있다.

이번 대회는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불합리한 제도 개선 및 한국수화언어법 제정을 촉구하고자 ‘한국수화언어법을 조속히 제정하라’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현재 수화언어 관련 법안은 지난 2013년 8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4개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병합심사가 진행되지 않고 계류 중이다.

4개의 수화언어 관련 법안은 ▲정의당 정진후 의원의 ‘수화언어 및 농문화 기본법안’(2013. 11. 26)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의 ‘한국수화언어 기본법’(2013. 8. 20)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의 ‘수화기본법안’(2013. 10. 8)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의 ‘한국수어법안’(2013. 10. 22) 등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4개의 수화언어 관련 법안에 대한 병합심사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관광진흥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와 여·야당의 협의 결렬로 무산됐다.

이에 청각장애계 단체들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수화언어 관련 법 제정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인 상태다.

▲ 한국농아인협회 이대섭 회장.
▲ 한국농아인협회 이대섭 회장.

대회사를 맡은 한국농아인협회 이대섭 회장은 “그동안 농인의 복지는 많이 발전해왔지만 여전히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농인의 특성에 맞는 정책 개발의 부족과 비장애인들의 청각장애인과 수화에 대한 낮은 인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차별금지법,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등 다양한 법률이 있지만 농인의 노동과 교육, 일상생활에서의 소통권이나 정보권은 요원한 현실.”이라며 “오늘 농아인의 날을 맞아 국회에 요구한다. 국회는 계류 중인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는 법을 하루 빨리 제정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모든 정책에 있어 청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정부는 모든 정책에 있어 농인의 특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며 “이를테면 공공기관이나 사기업에도 청각장애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뿐아니라 농인의 특성을 반영한 일자리 창출 정책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청각장애인의 권리 증진과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는 법 제정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해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한편 결의대회에서는 청각장애인의 복지 향상과 권익 증진을 위해 노력해 온 공로자에게 시상이 이어졌다.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에 △제주특별자치도농아인협회 하승옥 감사 △경상북도농아인협회 상주시지부 임병론 지부장 △강원도농아인협회 원주시지부 곽호상 이사 △한국농아인협회 기획부 김현철 과장 △대구광역시농아인협회 수화통역사 이영희 씨 등이 수상했으며, 한국농아인협회장 표창에 ▲충청남도수화통역센터지원본부 정희찬 본부장 ▲한국농아인협회 총부무 신세진 대리 등이 수상했다.

올해의 농아인상에 데프미디어 박재현 단장이 수상했으며, 올해의 수화통역사상에 강원도농아인협회 원주시지부 유경미 부장, 경상남도농아인협회 진주시지부 김선주 과장 등이 수상했다. 또한 청각장애인 7인에게 장학금이 수여됐다.

6월 국회, 수화언어 관련 법 병합심사는 ‘여·야 일정 합의가 관건’

한편 참가자들은 행사를 마친 뒤, 오후 3시 45분부터 이룸센터를 출발해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정의당 당사를 거쳐 국회까지 행진했다.

▲ 이날 참가자들은 행사를 마친 뒤, 오후 3시 45분부터 이룸센터를 출발해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정의당 당사를 거쳐 국회까지 행진했다.
▲ 이날 참가자들은 행사를 마친 뒤, 오후 3시 45분부터 이룸센터를 출발해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정의당 당사를 거쳐 국회까지 행진했다.

특히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는 법 제정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각 당사뿐만 아니라 국회 교문위 위원들에게 전달했다.

▲ 이날 한국농아인협회는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는 법 제정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정의당과  국회 교문위 위원들에게 전달했다. (위쪽)새누리당 당사, (아래쪽)교육문화관광위원회 설훈 의원실.
▲ 이날 한국농아인협회는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는 법 제정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정의당과 국회 교문위 위원들에게 전달했다. (위쪽)새누리당 당사, (아래쪽)교육문화관광위원회 설훈 위원장실.

이 회장은 교문위 설훈 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하려 했지만 만나지 못하고 보좌관과의 면담만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수화언어 관련 법안 법제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병합심사가 오는 6월 국회에서는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보좌관에게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보좌관은 수화언어 관련 법안 병합심사에 대한 ‘여·야 일정 합의’가 관건이라며, 곧 만나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6월 국회 쟁점 법안에는 지난 4월 임시국회 때 처리되지 않은 관광진흥법과 황교안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가 있다.

이에 한국농아인협회는 오는 6월 국회에서도 수화언어 관련 법 병합심사는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보고, 지속적으로 교문위 소속 의원들과의 면담을 추진해 수화언어 관련 법 제정을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4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가 오는 8일~다음달 7일까지 30일간 6월 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 이날 참가자들이 이룸센터에서 국회까지의 행진 전, 이룸센터 앞에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 이날 참가자들이 이룸센터에서 국회까지 행진하기 전, 이룸센터 앞에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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