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중앙선 타고 떠나는 겨울 여행, 경기도 남양주·양평·가평 10년 전 시력을 잃고 난 뒤부터 눈으로 볼 수 없게 된 여행은 큰 의미가 없었다. 아직도 바깥 활동이 원활하지 않은데 여행 계획을 세운다는 것조차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그런 내가 이제 여행을 시작하려고 한다. 10년 전 까지만 해도 나는 전국 구석구석을 누볐고, 가보지 않은 산이 없을 정도로 등반을 즐겨했던 여행과 등산 마니아였다. 이번 여행을 통해 그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었다.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여행은 눈으로 보아서가 아니라 모든 감각을 내 몸으로 흡수하여 가슴으로 느끼는 감동이었다. 지금이라도 다시 여행을 떠나 세상을 손으로 만지고 귀로 들으며, 10여 년 동안 잊고 있던 그 여행의 느
서울은 조선왕조 500여 년의 수도로서 도시 전체가 역사적 유물이 가득한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또한 서울 시내를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그 지류들, 그리고 서울을 호위하듯 안으로는 내사산, 밖으로는 외사산으로 불리는 8개의 산이 어깨를 걸어 성벽으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과거의 눈부신 성장의 중심이었던 회색도시 서울은 이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구 천만의 국제도시, 전 세계를 강타하는 한류의 심장, 그리고 찬란했던 역사의 흔적들을 찾아가고 복원하며 이제 서울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다양한 매력를 가진 국제적인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대한민국 그 어느 도시보다 낮은 문턱으로 인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서울로 휠체어를 타고 떠나보자. 글, 사진 김대식(여행작가)
기억 속의 춘천은 물의 도시였다. 안개와 호반의 도시였으며, 푸른 청춘의 도시였다. 이름마저 ‘봄 춘(春)’에 ‘내 천(川)’자를 쓰는 ‘봄 내’이니. 그만큼 춘천을 상징하는 키워드들은 모두 낭만적이다. 그래서일까, 시인 유안진은 일찍이 그의 시 에서 춘천의 매력을 이렇게 노래했다.“춘천도 그렇지. 까닭도 연고도 없이 가고 싶지…….” 이유 없이 좋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이유 없이 맘을 주게 되는 도시가 있는 법이다. 사람들에게 춘천은 그런 곳이었다. 휠체어 사용자에게도 춘천은 심장을 뛰게 만드는 청춘의 도시다. 맞춤한 듯 비까지 쏟아져 꿈결처럼 아스라했던 그 도시, 춘천. -글·사진 이시목(여행작가)-1일차 _ 남
휠체어 여행을 떠나며…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고 싶어 하는 여가생활이 여행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 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여가생활은 집안에서 TV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을 보내고 누구나 몸과 마음을 식힐 여가생활을 꿈꾸고 여가생활 중에서도 특히 여행을 꿈꾼다. 안타까운 현실은 장애를 잘 모르는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에게는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휠체어를 타도, 목발을 사용해도, 앞이 보이지 않아도, 말을 하지 못해도 모두가 여가생활과 여행을 꿈꾼다.
첫째 날 _ 바다, 그곳에서 만난 두 개의 꽃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고, 파도가 친다. 갯벌이 열리고, 갈매기가 날고, 해가 진다. 무엇 하나 빠질 것 없이 아름답고 서정적인 그곳은 태안이다. 충남 태안은 바다와 갯벌이 너르게 펼쳐지고, 사철 꽃이 피고 져 아름다운 곳이다. 무엇보다 휠체어 사용자에게도 너른 품을 기꺼이 내어주는 바다니, 고맙다. 올 여름엔 그런 태안과의 ‘낭만적인 스캔들’을 꿈꿔보자. 이곳에서는 휘어진 손끝으로도 꽃잎의 결을 만질 수 있고, 구부러진 두 발로도 해변을 달릴 수 있다. 첫 날은 일단 그늘 좋은 수목원을 거닐고, 파도 가까이로 다가가 보자. 해 지는 바다의 붉은 낭만은 보너스다.수국이 지천으로 피는 천리포수목원 태안엔 수목원(식물원)이 여
시간은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그 변화로 인해 도시는 도시대로 자연은 자연대로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천년고도 익산은 근대화의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역사란 이름으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 도시들의 소곤거림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리고 자연은 지치지 않으며 불평하지 않는 장고의 시간동안 바위를 깎아 내리고 대지에 다져가며 생명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조화로운 경관을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세상의 모든 것에 역사를 부여한다. 그 어느 도시보다 매력으로 가득 찬 익산과 군산으로의 시간여행을 이제 떠나보자.첫 번째 시선 : 느리게 걷고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 속 역사 여행여행의 묘미는 같은 곳을 가더라도 늘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감동에
해가 진 직후의 하늘은 호수처럼 깨끗했다. 허공에 대고 손을 흔들면 호수에 빙그르르 파문이 일 것만 같은 검푸름. 그건 흰빛, 붉은빛으로 불투명해지다 어느 순간 환하게 검어지는 환상 같았다. 밤이되 밤이 아닌 것 같은 야릇한 순간의 시간. 그 시간에 별들은 모조리 바다로 떨어져 빛이 되었다. “엄마야~ 무신 바다가 이리 반짝거리노. 별이 빠졌는갑다.” 쿵쿵! 부산 여자의 감칠맛 나는 사투리 한 마디에 애먼 남자의 심장이 설렘으로 두근거렸다. 부산의 밤은 바다도 도시도 심지어는 사람마저 그렇게 흔들리며 깊어간다. 낮 동안의 낭만에 빛을 더하며 밤새 환하게. ‘빛과 낭만’의 도시 부산을 전동 휠체어를 타고 여행했다.
지난 4월 20일 개막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연일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본격적으로 여행하기 좋은 5월이 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을 전망이다. 빠듯하게 움직이면 당일치기도 가능하지만, 순천까지 가서 당일에 돌아오기에는 아쉬움이 있기에 같이 방문하기 좋은 여수까지 포함한 1박2일 여행코스를 추천한다. 두 곳 모두 대중교통시설이 잘 되어있어 이동이 편리하며, 전동휠체어로 돌아보는 것이 더욱 좋은 여행지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순천과 여수로 떠나보자. 공존과 미래를 위한 184일간 달콤한 프로포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찾아서환경을 보전하고 자연과 더불어 공존하는 우리 미래를 위한 생태와 문화체험의 한마당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10월 20일까지 약 6개월의 여
피안의 길 우도 올레 1-1코스따스한 햇살과 봄꽃들이 불러 제주로 봄 마중을 나섰다. 제주를 일컫는 수식어는 많다. 바람, 돌섬, 여인이 대표적인 수식어다. 또 다른 수식어는 올레길이다. 몇 년 전부터 제주 올레길 걷기 여행이 시작되면서 전국에 걷기 좋은 길들이 생겨나고 있다. 제주를 한 바퀴 연결하는 올레길이 완성되면서 찾는 사람은 더욱 많아졌다. ‘놀멍 쉬멍 걸으멍’ 올레길 중에 휠체어로 걸을만한 코스가 바로 우도에 있는 1-1코스다. 우도는 제주 동쪽 끝에 위치해 있으며 섬 전체가 하나의 용암지대로 완만한 경사와 비옥한 토지, 풍부한 어장을 보유하고 있다. 섬 둘레는 17㎞로 지면이 완만해 휠체어로 걸어서 올레하기 좋은 코스다. 공식적인 올레 1-1코스는 우도 해안을 따라 한 바퀴를 도는 코스인데,
성질 급한 봄꽃들은 벌써 꽃망울을 터트리고 성질 급한 사람도 봄 마중하러 나선다. 아직 때 이른 봄이지만 얼굴에 부딪치는 바람은 싱그럽기만 하다. 봄을 만나러 수원화성으로 가는 발길은 봄볕처럼 가볍고 따스했다. 수원화성 화서문을 들어서니 이름 없는 주막집이 게으른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곳은 화성에 올 때마다 들르는 곳이다. 이름 없는 주막이지만 화성을 찾는 여행객에겐 사라져간 주막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곳이다 보니 입소문으로 알려진 곳이다. 마당 한편엔 겨울을 이겨낸 작은 정자가 손님을 먼저 반긴다. 빈대떡을 따라 우윳빛 동동주가 작은 항아리에서 넘실댄다. 주막집 처마엔 봄이 매달려 뚝뚝 떨어지고 성곽을 따라 걷는 상춘객의 옷에 사뿐히 봄이 내려앉는다. 화서문에서 장안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