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가 선정한 ‘2012년 10대 뉴스’ 다섯 번째

▲ 올 한해도 시설 안에서의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입양의 이름으로 21인의 장애인을 데려다 폭력과 학대는 물론 수급비를 횡령해 공분을 샀던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사건도 그 내막이 드러났다. ⓒ웰페어뉴스DB
▲ 올 한해도 시설 안에서의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입양의 이름으로 21인의 장애인을 데려다 폭력과 학대는 물론 수급비를 횡령해 공분을 샀던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사건도 그 내막이 드러났다. ⓒ웰페어뉴스DB
올 한해도 시설 안에서의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입양의 이름으로 21인의 장애인을 데려다 폭력과 학대는 물론 수급비를 횡령해 공분을 샀던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사건도 그 내막이 드러났다. 장애인을 입양한 장OO씨가 입양자녀인 두명을 병원 안치실에 각각 10년과 12년간 방치하면서 지난 6월 세상에 알려졌던 사건.

이후 장씨와 함께 살고 있던 4인의 장애인은 분리 조치돼 안전한 곳에서 적응해가고 있으며, 사망한 故 장성광(본명 이광동)씨는 친부모와의 친자확인이 되면서 시신을 인계받아 지난 9월 장례를 치뤘다. 그러나 아직 故 장성희씨는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아 여전히 병원 안치실에 잠들어 있고, 분리 조치된 4인의 장애인들에 대한 향후 대책마련과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이 연결되지 않은 숙제들이 남아있다.

이 사건은 인권과 권리가 없는 ‘시혜적 복지’의 위험성을 세상에 알렸고, 우리 사회에 진정한 복지와 선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남겼다. 그리고 길고 긴 싸움에서 지난 22일 장씨가 구속됐다.

지난 11월에는 장애어린이가 새벽녘 시설에 홀로 있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충북 충주에 위치한 한 시각장애어린이거주시설에서 김주희 학생(시각장애1급·뇌병변장애4급)이 지도 교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사망했다. 시설 측에서는 ‘의자 등받이와 팔걸이 사이에 목이 끼어 사망한 것’이라고 했으며, 국과수 부검 결과 ‘사인불상’으로 판명났다.

장애 이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던 딸을 싸늘한 시신으로 마주하게 된 부모는 시설 측의 진술번복과 김주희 학생의 몸 곳곳에 있던 상처 등을 이유로 ‘사망 원인’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돌아온 것은 ‘사인불상’ 이었다.

그리고 故 김주희 학생의 몸 곳곳에 있던 상처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가혹 행위’에 있어서는 여전히 의혹이 풀리지 않은 상태며, 유가족들은 온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과 시설 측의 미지근한 사과 등으로 인해 아직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1987년 폐쇄될 때까지 12년간 자체 기록으로만 510여명이 사망했고, 다수의 시체가 의대 등으로 팔려나가 시신조차 찾지 못한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기억이 담긴 ‘살아남은 아이’책이 발간되면서 시설의 위험성을 다시 각인시키기도 했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생존자인 한종선 씨의 증언을 토대로 쓰여 진 살아남은 아이는 복지원 안에서 자행됐던 구타와 학대 등 상상할 수조차 없는 폭력과 인권유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고, 이후 형제복지원에 끌려갔던 이들이 겪어야 했고 현재도 끊어내지 못한 정신적 고통을 세상에 알렸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전두환 정권의 폭압과 1987년 민주화 투쟁의 열기 속에 묻혀버렸고, 끝내 국가에 의해 면죄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현재에도 곳곳에서 유사한 사건들이 악순환 처럼 되풀이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살아남은 아이’의 저자 한종선 씨는 “아직까지 형제복지원 같은 곳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하루 이틀 걸릴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속 ‘시일이 걸린다.’고 하지만 그 ‘시일’이 그 사람들에게는 지금 하루의 1분 1초가 ‘생계’.”라며 “2013년, 지금도 어딘가 끌려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그런 시설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은···.”이라며 바램을 전했다.

끊이지 않았던 장애인인권침해와 시설 내 사건사고, 많은 이들의 문제제기와 국민적 공분이 있었지만 여전히 사건의 개운한 해결은 없이 눈물마를 날 없는 한 해가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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