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혁 ESG 칼럼니스트
최봉혁 ESG 칼럼니스트

글 ㅣ 최봉혁 칼럼니스트 ㅣ 한국구매조달학회

지금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시대다. 기업의 가치를 재무제표의 숫자로만 평가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이제 시장은 기업이 환경을 어떻게 보호하고(E),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S), 투명하고 윤리적인 지배구조(G)를 갖추었는지를 지속가능성의 핵심 척도로 삼는다. 수많은 기업이 ESG 경영을 선언하지만, 그 구체적인 실천 방안과 파급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이러한 시대적 전환기 속에서, 우리는 가장 의외의 곳에서 가장 강력한 ESG 경영의 모범 사례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다. 단순히 K팝 스타를 넘어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된 이들은, 그들의 활동 자체가 어떻게 ESG 가치를 실현하고, 그것이 유형·무형의 막대한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는지를 명확하게 증명해 보이고 있다.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최봉혁 칼럼니스트의 시선처럼, BTS의 여정은 ‘선한 영향력’이 어떻게 가장 강력한 국가 경쟁력이자 지속가능한 성장의 동력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교과서다.

‘S’(사회): 진심의 메시지, 포용 사회를 향한 연대의 시작

ESG의 세 축 가운데 BTS의 활동이 가장 빛나는 지점은 단연 ‘사회(Social)’ 부문이다. 이들의 사회적 책임은 시혜적인 기부나 형식적인 캠페인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음악과 메시지, 그리고 행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담는 그릇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니세프와 함께한 ‘LOVE MYSELF’ 캠페인이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자’는 메시지는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며 하나의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았다. 팬클럽 ‘아미(ARMY)’는 이 메시지에 자발적으로 호응하며 전 세계 곳곳에서 아동 폭력 근절을 위한 기부와 자선 활동을 펼쳤다. 이는 기업이 추구해야 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 즉 고객을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로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현실로 구현한 것이다. 또한 UN 총회 연설, ‘Black Lives Matter’ 운동 지지 등을 통해 소수자와 약자를 위한 목소리를 내며 글로벌 연대를 실천했다.

BTS가 던지는 ‘온전한 나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라’는 메시지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유효하지만, 특히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삶의 여정이 급변한 중도장애인에게는 더욱 절실하고 깊은 의미로 다가온다. 어제까지 비장애인으로 살다가 하루아침에 장애를 갖게 된 이들은 신체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경력 단절, 사회적 관계의 축소, 심리적 소외감이라는 다층적 장벽에 부딪힌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동정이나 시혜가 아니라, 사회의 동등한 일원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포용정책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인 지원 정책은 장애인연금, 활동 지원 서비스, 고용 할당제 등 법적·제도적 기본 틀을 갖추고 있다. 특히 2019년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개인의 필요에 맞춘 ‘수요자 중심 서비스’로 전환을 시도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러나 많은 중도장애인이 체감하는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지원이 치료와 재활 등 의료적 접근에 집중되거나, 최저 생활을 보장하는 복지 차원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진정한 사회 통합을 위해 필수적인 심리·정서적 지지, 이전의 경력을 살리거나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맞춤형 직업 훈련,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을 동등한 동료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인식 개선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BTS의 메시지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울림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한 사람의 가치가 장애 유무로 재단되지 않는 사회,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ESG 경영의 ‘S(사회)’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포용의 가치다. 기업과 정부는 기존의 지원책을 분석하고, 당사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이들이 다시 사회의 주체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자립’과 ‘참여’에 초점을 맞춘 고도화된 포용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

‘G’(지배구조): 소통과 투명성, 신뢰 기반의 거버넌스 구축

ESG의 ‘지배구조(Governance)’의 본질은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에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BTS와 소속사 하이브(HYBE)가 구축한 거버넌스는 혁신적이다. 데뷔 초부터 SNS, 자체 콘텐츠,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성장 서사를 팬들과 꾸준히 공유하며 ‘진정성 있는 소통’을 이어왔다.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는 아티스트와 팬이 직접 소통하고 함께 콘텐츠를 만들며 성장하는 ‘참여형 거버넌스’의 성공 사례로, 강력한 신뢰 자산을 구축했다.

‘E’(환경)와 경제적 가치: 선한 영향력의 최종 귀결

현대자동차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친환경 비전 제시, 팬클럽의 자발적인 숲 조성 프로젝트 등 BTS는 ‘환경(Environment)’에 대한 메시지 또한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결국 BTS가 창출하는 연평균 5조 원 이상의 막대한 경제적 가치는 이러한 E, S, G 가치 실현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들이 쌓아 올린 ‘선한 영향력’이라는 무형의 자산이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과 연관 산업의 성장이라는 유형의 경제적 가치로 전환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BTS는 우리 사회에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ESG 경영은 더 이상 비용이나 규제가 아니라,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이자 생존 전략이다. 특히 그들의 포용적 메시지는 우리 사회가 중도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어떤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진심으로 사회와 소통하고, 포용의 가치를 실현하며 선한 영향력을 추구할 때, 기업과 사회 모두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약속받을 수 있을 것이다.

최봉혁 ESG칼럼니스트 약력

- ESG·RE100·DX·AI 융복합 전문가 사내교육

- 직장 내 장애인인식개선교육 전문가

- 한국AI.ESG교육협회 부회장

- 한국구매조달학회 이사

- 한국언론정보기술협회 이사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출판사 대표

- 더이에스지뉴스(THE ESG NEWS) 편집인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직장 내 장애인인식개선교육 전문강사

- 문화예술장애인인식개선강사 민간자격발급기관 대표

*웰.페어뉴스·장애인신문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최봉혁 ESG칼럼니스트의 ‘ESG 경영 칼럼’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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