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고 이건희 회장과 리트리버 모습이다 . (사진=삼성화재)
사진은 고 이건희 회장과 리트리버 모습이다 . (사진=삼성화재)

[ESG경영칼럼] "ESG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삼성화재 안내견'의 숨겨진 가치"

-이건희 회장의 '선견지명', 안내견 사업 32년이 남긴 교훈-

글 ㅣ 최봉혁 칼럼니스트 ㅣ 한국구매조달학회 이사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제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되는지가 새로운 가치가 됐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담아내는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 점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32년 전 시작한 '안내견 사업'은 ESG 경영의 본질을 보여주는 선구적인 사례가 된다.

당시 누구도 알아주지 않던 이 사업의 시작과 꾸준한 성장은 단기적인 이윤을 넘어 장기적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선견지명'이 ESG 경영의 핵심임을 증명했다.

안내견 사업의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이 삼성화재를 통해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사회는 '기업이 무슨 개를 키우느냐'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재무적 수익성은 제로에 가까웠고, 경영 효율만을 따지던 시절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복지 사회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같은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이 결정은 기업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최근 해외 보도자료를 분석해 보면, 글로벌 기업들은 ESG의 'S'(사회) 부문에 대한 투자에서 '진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

이는 단순히 법적 의무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핵심 역량을 활용해 사회적 약자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려는 노력이다.

삼성화재가 26일 안내견학교 32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었다.(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가 26일 안내견학교 32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었다.(사진=삼성화재)

이건희 회장의 안내견 사업은 이러한 해외 사례들보다 훨씬 앞선 통찰력을 보여줬다. 재무적 이익이 아닌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에 둔 그의 결정은, 32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빛'을 선물하고 우리 사회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이 됐다.

안내견 사업의 진정한 가치는 '지속성'에 있다. 한두 해 하고 마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난 32년간 꾸준히 이어져 오면서 사회적 신뢰를 쌓았다는 점이다. 이는 ESG의 'E'(환경)와 'G'(지배구조) 부문에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환경 경영 역시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꾸준함이 중요하다.

최근 JP모건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기업의 탄소 배출 감축 목표가 얼마나 장기적이고 현실적인지를 면밀히 검토한다. 이건희 회장의 안내견 사업이 오랜 시간 지속되며 사회적 가치를 축적했듯이, 기업의 환경 경영도 꾸준한 노력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아울러,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투명하고 윤리적인 지배구조는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주주 친화 정책, 내부 통제 시스템 등은 오랜 시간에 걸쳐 신뢰를 쌓아야 한다.

미국의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이제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며 경영진에게 변화를 촉구한다.

이건희 회장의 안내견 사업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어 총수 개인의 의지와 경영진의 뚝심 있는 실행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이건희 회장의 안내견 사업은 우리에게 ESG 경영의 본질이 결국 '사람'을 향한 것이라는 깊은 통찰을 남겼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이들을 포용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했던 그의 '선견지명'은 32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사람들에게 빛과 희망을 전한다. 

ESG는 단순히 기업의 보고서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기업의 경영 철학이자, 미래를 향한 로드맵이 된다. 단기적인 이윤에 매몰되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투명성을 꾸준히 실천하는 기업만이 결국 '위대한 기업'으로 남을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이 시작한 작은 씨앗이 32년 만에 거목이 됐듯, ESG 경영 역시 꾸준한 노력과 진정성을 통해 우리 사회 전체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

최봉혁 ESG칼럼니스트 약력

- ESG·RE100·DX·AI 융복합 전문가 사내교육

- 직장 내 장애인인식개선교육 전문가

- 한국AI.ESG교육협회 부회장

- 한국구매조달학회 이사

- 한국언론정보기술협회 이사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출판사 대표

- 더이에스지뉴스(THE ESG NEWS) 편집인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직장 내 장애인인식개선교육 전문강사

- 문화예술장애인인식개선강사 민간자격발급기관 대표

*웰페어뉴스·장애인신문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최봉혁 ESG칼럼니스트의 ‘ESG 경영 칼럼’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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